당뇨와생활

[제15권]<당뇨상식>‘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에 대하여

(1) 머리말

당뇨병 환자들이 외래에서 흔히 호소하는 증상들로서 “일어 날 때 어지럽고”, “밥을 먹으려면 얼굴에서 땀이 비오듯하고”, “잠자리에서 발기가 어렵고”, “설사와 변비가 있으며”, “소변이 질금질금 거리고” 등과 같은 매우 다양한 임상 양상을 이야기한다. 주치의가 이런 증상들은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으로 인한 자율신경장애라고 환자에게 설명을 하는데, 환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눈치를 흔히 보이며 때로 호기심 많은 환자분은 “자율신경이 무엇입니까?” 하며 되묻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분과 가족들이 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에 관한 임상적 의미와 이해가 필요하리라 생각되어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2) 자율신경계란 무엇인가?

우리 몸의 신경조직은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된 뇌신경계와 근육, 말단수용체, 분비샘을 뇌와 연결시켜 주는 말초신경계로 나눌 수 있다. 말초신경계는 말단 수용체로부터 얻은 정보를 뇌에 전달시키는 구심성 신경(감각신경)과 뇌로 부터의 명령을 하부기관에 전달하는 원심성 신경(운동신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심성 신경계를 좀더 나눠보면 체신경과 자율신경으로 이루어지는데, 체신경은 주로 뇌로부터의 명령을 골격근에 전달하고 자율신경은 주로 평활근과 심장 근육에 전달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는 다시 부교감과 교감신경섬유로 구분된다. 부교감신경은 주로 안정된 생리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을 가지는데, 예를 들면 방광을 일정하게 비워주는 역할 같은 것이다. 반면 교감신경은 육체적 행동을 위한 준비기능으로서 우리가 흔히 위험에 처했을 경우 손에서 땀이 나고 동공이 커지고 입에 침이 마르고 얼굴이 후끈거리는 등의 반응이다.

(3) 발생 빈도는 얼마나 되나?

당뇨병성 신경장애의 빈도는 0-90%으로 문헌마다 매우 다양하며 자율신경장애에 관한 유병률은 8-90%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빈도의 차이는 각 연구마다 신경증에 관한 진단기준이 다르며, 대상 환자들이 서로 다르다는 점등이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근래 제2형(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당뇨병의 이환기간(발병기간)이 길수록 유병률이 증가했으며, 혈당조절이 불량할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고혈당이 자율신경 장애의 주요 병리생태 요인이라 생각되나 이밖에 체내 대사 상태와 혈관인자 등도 주요하리라 생각되고 있다.

(4) 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시 사망률과 관계

당뇨병성 자율신경 장애일지라도 증상이 없을 경우 심혈관 사망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어 보이나, 증상이 있는 경우 10년 추적 사망률이 27%로 나타나 예후가 나쁘다. 이럴 경우 대부분에게 다른 만성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5) 어떤 방법으로 평가 또는 진단하는가?

평가방법은 주로 심혈관 자율신경 장애를 가지고 할 수 있다. 첫째, 심장박동률의 변이감소가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지표이다. 정상인에서는 숨을 깊게 내쉴 때(호기)와 들이쉴 때(흡기) 심전도상에 그 차이가 나타나는데 당뇨병성 신경장애일 때 그 간격이 좁아지는 현상을 보인다. 둘째, Valsalva 방법으로 이는 주로 배변 시 배에 힘을 주는 형식으로 복부에 일정한 압력을 유지시킬 때와 이완됐을 때의 심박동률의 변이를 보는 방법이다. 셋째, 기립 자세에서 수축기 혈압이 누운 상태에서의 수축기 혈압보다 30mmHg 이상 낮거나, 확장기 혈압이 10mmHg 이상 낮을 때에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6) 임상적 양상은 어떤 것이 있나?

증상이 없는 당뇨환자일지라도 객관적인 검사를 통하여 자율신경 장애여부를 평가할 수 있으나 대개는 다양한 임상 양상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임상 형태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위장장애, 기립성 저혈압, 신경성 방광, 미각성 발한 등이 있다.

♣ 당뇨병성 위장장애 : 가장 대표적인 기능이상으로서 환자는 식후 저혈당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음식물이 소장에 도달하는 시간과 인슐린이 분비되는 시간의 부조화로 나타난다. 결국 환자는 혈당조절이 어려워지며, 부적절한 영양공급과 설사 또는 배변장애, 소화불량 등과 같은 여러 위장관 증상을 나타낸다. 이럴 경우 죽과 같은 유동식이 좋은데 이는 소장에서 정상적인 흡수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증상이 심할 경우 여러 약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 기립성 저혈압 : 환자들이 일어날 때나 보행시에 어지럼증을 많이 호소한다.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갑작스레 일어나는 것을 피하고 특히, 배변이나 배뇨중 또는 한증막이나 더운날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잘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드물게 식사중이나 인슐린 주사후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인슐린 자체가 말초혈관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치료로는 혈당조절을 잘하고, 탄력양말을 신거나, 염분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효과가 있으나 완전한 치료는 어렵다.

♣ 신경성 방광기능장애 : 방광속의 소변을 적절하게 비우는 기능의 장애로서 대개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으며 여러 합병증을 동반한다. 방광기능 장애가 진행됨에 따라서 빈뇨감, 잔뇨감 등이 있고 잦은 요로감염 증상을 수반한다. 치료로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배뇨를 시키거나, 배뇨후 방광내 잔뇨를 빼주는 등의 방법이 있다.

♣ 발한장애 : 이러한 증상으로서 환자들은 주로 상체에는 땀 분비가 많으나 하체에는 땀 분비가 안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땀 분비가 적은 하체의 피부는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특히 발에는 궤양이 발생하기 쉽다. 치료로는 발 관리 세심히 하며 잘 맞는 신발을 신는다. 이밖에 미각성 발한(음식이 들어오면 땀을 흘리는 현상)은 갑작스레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치료 또한 어렵다.

♣ 저혈당과 자율신경장애 : 아드레날린, 즉 에티네프린의 분비가 저하되어 저혈당 증상을 느끼지 못하여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빈번한 혈당검사를 통해서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나 운동시에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7) 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와 운동요법

운동은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만성 합병증을 동반했거나 자율신경장애가 있을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 자율신경이란 운동시 여러 기관을 조절하는데, 특히 심혈관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운동전에 자율신경 장애여부와 운동량 그리고 심혈관 질환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8) 맺음말

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 환자가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10년 추적 조기 사망률이 30-50%까지나 된다는 점에서 당뇨환자와 담당의사 모두가 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 발표된 혈당조절과 당뇨합병증에 관한 연구(DCCT) 결과에서 보듯이 혈당조절을 철저히 한 경우 자율신경 장애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점은 당뇨병 치료에서 혈당 조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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